[미국]라스베가스:빛좋은 개살구
Las Vegas
라스베가스 : 빛좋은 개살구
나 역시 화려함때문에 라스베가스를 여름휴가지로 정했다. 날씨어플 보면 기온이 엄청난데 밤에 도착해서 그렇게 마냥 덥지 않았다. 공항은 에어컨이 빵빵해서 오히려 한기가 느껴졌다.
공항에서 조금 쇼킹했다. 도착하자마자 날 반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항에 설치된 '슬롯머신' 이었다. 정말.. 도박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구나~ 비행기 기다리는 승객의 돈을 갈취(?)하고자 하는 자본주의의 노오오력을 볼 수 있었다.
벨라지오 호텔 앞에 숙소를 정했다. 벨라지오에 묵으라는 얘기도 있었다. 누가 그랬다. 벨라지오 호텔이랑 분수쇼는 같이라고. 그래서 벨라지오 호텔 앞에 숙소를 묵었다. 내심 걱정했지만 좋은 선택이었다.
벨라지오 호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숙소를 예약했다. 라스베가스가 미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가성비 넘치게 숙박할 수 있는 도시라고 한다. 얘기 듣기론 호텔들이 숙박료로 돈을 버는게 아니라 한다. 카지노가 주 수입원이라고 한다. 그러니 최대한 싼 숙박료로 관광객이 오래 체류하도록 하는 것이 호텔의 전략이다.
마카오 때도 느꼈지만, 도박을 유도하는 호텔의 인테리어를 볼 때마다 자본주의의 천박함을 느낄 수 있다. 체크인을 위해 호텔프론트로 갈때도, 호텔 내 쇼핑몰을 가기 위해서도 카지노장을 거쳐야만 갈 수 있다. 또, 도박장에는 원래, 창문이랑 시계가 없다고 말처럼 실제로 없었다. 그리고, 화려한 조명 덕택(?)인지 밤도 낮처럼 밝았다. 카지노에 익숙하게 하려는 것일까? 길도 찾기 어렵더라.
밤 늦게 도착했다. 배고파서 뭐라도 먹자고 밖으로 나왔다. 음식값도 미국 물가에 비해서 그렇게 비싸지 않다. 핀업피자를 먹었다.(라스베가스 명물이라는 소리를 들었음) 양도 많아서 그런지 한 조각이면 성인 여자 둘이서 충분히 먹을 수 있다. 가게영업시간도 늦은 새벽까지 아니 24시간 하는 곳도 많았다. 대체로 밤낮 구분 없이 장사하는 곳을 많았다. 잠들지 않는 도시다.
야식 후 숙소에는 새벽에 들어갔다. 약간 놀랬다. 카니발 복장같은, 아니 그냥 대놓고 말하면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여자가 카지노 도박판 위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남자들의 시선을 모으고자 하는 것 같았다. 내가 보수적인건지 모르겠지만 타락이 있다면 이런 걸 뜻하는 건가? 가리기 힘든 옷을 입고 춤을 추는데 그 와중에 팁이랍시고 돈을 꽂아주는 남자들도 있었다. 나도 모르게 못 볼걸 본 것 같아서 눈을 돌렸다. 이런걸 싫어하는 내가 비정상인가? 아님 이 곳에서는 이게 정상인가?
내리쬐는 햇볕이 따가웠다. 그래도 맑은 날씨 덕분에 사진은 예쁘게 찍혔다. 너무 더웠다. 1일권을 끊어서 이동할 때는 버스를 탔다. 버스 정거장마다 자원봉사? 아니면 공공근로를 하시는 분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이들은 때론 버스내에서 버스안내원처럼 길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들은 땡볕 아래에서 물에 젖은 것처럼 땀을 흘리고 있어서 건강이 걱정되었다. 관광객을 세심하게 도와주는 인상을 받았다.
호텔마다 쇼핑몰이나 기타 볼거리들이 많다. 허쉬매장, M&M 초콜릿 매장도 빼놓을 수 없다. 굿즈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 되어서 인형, 컵, 옷 등 다양한 품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뉴욕뉴욕 호텔 위해 롤러코스터도 있다. 언니랑 같이 탔다. 언니는 무서워서 눈 감고 탔다. 과연 이게 탄 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손 번쩍 올리고 재밌었다. 놀이기구 타는거 안 좋아했는데 어느순간 겁대가리 상실한 지 잘 타게 되었다. 이 롤러코스터 무제한권이 있는데 진짜 어떤 어린애는 이것만 계속 주구장창 탔다. 중간에 사진도 찍어주는데 언니는 정수리샷, 나는 만세 자세 컷이다.
여행와서 할까? 말까? 고민할때는 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차피 다시 오기도 힘든데, 오는김에 할 거 다하고 가는 의미다. 인생 뭐 있나?
▲ 허쉬 매장 속 자유의 여신상
▲ M&M 매장 앞 캐릭터
호텔은 각기 다른 테마를 가졌다. 패리스호텔은 에펠탑, 뉴욕뉴욕호텔은 자유의 여신상,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본 따서 만든 룩소르호텔, 홍학이 인상적인 플라멩고 호텔 등이 있다.
에그슬럿 친환경, 유기농 음식을 표방한다고 들었다. 오렌지 주스도 직접 착즙한다. 수란에 빵을 발라멱는게 든든하니 맛있다. 싱가포르의 명물인 카야토스트에서 단맛 뺀 버전이랄까? 나한테는 이게 더 입맛에 맞았다. 그리고 요즘에 인기가 많은 음식점이라 그런지 30분-1시간정도 기다렸다. 라스베가스에서 쉑쉑버거도 먹고 스테이크도 먹었지만 이게 제일 기억 남았다. 또 먹고 싶다.
썰1>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은발 할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왔냐? 이런류의 대화를 하다가 카지노 해봤냐고 물었다. 기념으로 한 번 슬롯머신 해봤다고 답했다. 사실 일확천금을 벌기 위해서 했다기 보다는 경험에 의의를 뒀다. 1달러로 경험을 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못하니깐 해본거다. 이거 했다고 잡혀가는 건 아니겠지?) 이 할머니는 자기가 슬롯머신으로 500불을 벌었다며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나의 축하말에 신난 할머니는 갑자기 구구절절 자신이 어떻게 슬롯머신을 돈을 벌었는지 설명해주었다. 천천히 슬롯머신을 당겨서 그림을 맞추라고 팁이었다. 나는 별 관심이 없어서 열심히 듣는 척만 했다. 할머니가 라스베가스에서 유명한 일화?를 알려주었다. 게임 중에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몇 백'억'도 몇 시간도 채 안되서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충격으로 심정지하는게 아닐까?
썰2>
마약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한다. 100불이면 필로폰?인가 금방 살 수 있다고.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느꼈던 장소가 바로 화장실이었다. 화장실 칸에 안내판이 붙여있다. 우리나라는 대개 금연장소라는 안내판이 있지만 이곳은 니들(주사바늘) 조심하라는 문구가 곳곳이 있다. 특히 화장지 꺼내다 찔릴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떠나기 전 가이드가 말하길 여기(라스베가스)는 사람이 살 곳이 못 된다고 했다. 그 말이 맞았다. 낮에는 더워서 밖을 다닐 수가 없고, 실내에 있자니 도박판이다. 밤에는 불빛에 의해 잘 수가 없다. 길바닥에는 전화번호가 적힌 헐벗은 여자 사진 명함이 나뒹군다. 잠을 못 자선지, 아님 마약에 찌들어 그런건지 모르겠으나 다들 시체처럼 생기없었다. 눈은 또 토끼눈마냥 빨갛다.
썰3>
아마 룩소르호텔이었던 것 같다. 거기서도 카지노장을 지날때 퀸의 we will lock you가 흘러나왔다. 사실 카지노장은 슬롯머신 같은 게임 돌아가는 소리나 들리지 음악소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아! 그래도 밤에 여자들 춤추는 거 빼고,,,,나랑 언니는 신나서 어깨춤까지는 아니고 그냥 기분이 업됐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어느 게임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엄청 모여있다. 사람들은 노래에 맞춰 손을 테이블에 구르면서 즐기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join us" 검정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말했다. 나는 낯선 외국인들이 이렇게 말을 걸면 당황스럽고 겁이 많아진다. 모르겠다. 괜찮다고 말하며 지나갔다... 여튼 유쾌한 사람들...
썰4>
라스베가스에 도박보다는 캐년을 가려는 목적이 더 강했다. 작년에 산불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폐쇄로 내 여행일정이 완전 어그러졌다. 급히 항공권이랑 숙박을 연장했다... 캐년 투어 가이드가 말해줬다. 원래 여기는 다들 도박하러 오는 곳이지 투어를 잘 안한다고 말했다. 우스갯소리로 사실 도박하러 오는 사람이였으면 이런게 하루 넘게 투어하지도 않는다고, 일어나면 밑에 카지노장가서 게임이나 한다고 하더라.
화려함때문에 왔지만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관광지같다. 추한 모습을 가릴려고 화려한 불빛으로 사람을 현혹시키는 도시같다. 사람들은 그것도 모르고 화려한 불빛에 이끌린다는 것이다. 빛좋은 개살구가 도시로 표현된다면 이 곳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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